고리울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꾸마마을 배움터’ 친구들은 지난 5월 3일부터 7일까지 4박5일간 일본 야마구치로 국제교류를 다녀왔습니다. 한‧일간 청소년국제교류는 2013년부터 시작되었으며 그동안 두 차례씩 상호 방문을 통해 교류를 진행하였습니다. 올해 세 번째 일본 야마구치 방문에는 ‘꾸마마을 배움터’ 청소년 29명, 꾸마 실무자 5명, 통역자원봉사 3명 등 총 37명이 참가하였습니다.
일본의 다양한 문화체험활동을 통해 시야를 확대하고 경험을 확장하기 위하여 세 지역으로 나뉘어 활동 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운영하는 농촌마을인 키와노사토, 모모토세 양로원 인근의 지역 커뮤니티 아코노사토,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 수몰지역인 조세이 탄광. 각 지역별 환영회, 마을탐방, 홈스테이 등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국제교류 활동은 참가청소년들이 사전워크숍을 통해 교류에 대한 의미를 나누고 개인 및 그룹별 목표를 설정하였고 사전교육을 통해 일본 문화와 예절도 익히며 참가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교류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였습니다.
<환영회> <한일 음식교류>
<홈스테이> <축제 탐방>
<아쉬운 이별> <조세이탄광 추도비 헌화>
<단체사진>
국제교류활동 결과는 5월 21일 꾸마 3층 소강당에서 지역의 청소년과 관심있는 시민들과 함께 나눴습니다. 참가 청소년들의 가족 분들과 더불어 ‘꾸마마을 배움터’ 지원협의회 구성원이신 임학림PC, 통역해주셨던 고엔(하영인), 나무(남우현), 유우코, 그리고 인연이 된 부천-가와사키 교환공무원 아카츠카 에이사쿠 분 등이 참여해주셨습니다.
<활동 발표> <활동 전시>
아래는 한‧일 청소년 국제교류 활동에 참여한 청소년과 실무자의 소감문입니다.
❍ 한•일 청소년 국제교류 ‘또 다른 우리’ (수주중학교 2학년 박○○)
꾸마마을에서는 4년 째 일본과 국제교류를 하고 있는데, 이번이 일본에 가는 3번째 해였다고 한다. 원래 일본을 나쁘게 보지는 않았지만 예전에 위안부, 조세이 탄광 강제징용, 독도 같은 문제에 제대로된 사과를 하지 않는 것 때문에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실제로 국제교류를 통해 일본친구들을 만나보니까 다들 착하고 남을 잘 배려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거리에 쓰레기가 하나도 없어 깨끗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일본 친구들 모두 우리가 오는 것을 알고 열심히 준비했다는 것 때문에 정말 고마웠다. 그런데 아코노사토를 방문했을 때 고엔(통역자원봉사)이 일본 친구들과 일본어로 통역을 해주기도 하고 우리가 아는 단어를 이용해서 조금이라도 대화를 할 수 있었지만 호후시에서 만난 사즈키와 히오리는 한국어를 모르고, 우리는 일본어를 모르고, 서로 영어도 못써서 대화가 잘 안되어 아쉬웠다. 만약 다시 만나게 된다면 일본어를 못해도 조금이라도 더 대화를 하고 싶다. 8월에는 이번에 만난 일본 친구들 중 몇 명이 한국에 온다는데, 기대된다. 홈스테이에서랑 아코노사토에서 받은 만큼 나도 잘 해주고 싶다. 이번에 국제교류를 다녀와서 예전 위안부, 조세이탄광, 독도 같은 문제 때문에 가까운 나라지만 별로 안 좋게 보았지만 다들 착하고 예의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꾸마를 다니지 않아 국제교류를 안 간 친구들에게도 일본 친구들을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 위령비가 2개인 이유 (수주중학교 1학년 정다혜)
1942년 2월 3일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강제 징용 조선인이 135명이 희생되었다. 조세이 탄광이 수몰된 바다에는 피야가 여전히 보인다. 그것은 환기구이다. 사고 당시 바다위로 공기구멍이 올라오면, “저기 내 남편 있는데... 저기 내 아버지 있는데...” 유가족들이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고 당시 희생자들이 갱도 문을 열어달라고 하였지만 일본인들은 바닷물이 마을을 덮칠까봐 열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에는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이하 새기는 모임)이 있다.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에서 죽음을 맞이한 135명의 희생자 중에 11명을 제외한 나머지 분들의 이름을 다 찾아서 한국에 편지도 보내주셨다고 한다. 새기는 모임 단체 분들은 현재까지도 나머지 11명의 한국인 희생자의 이름을 찾는데 도움을 주고 계신다. 그리고 그 분들의 이름이 새겨진 위령비가 있다. 위령비는 처음엔 한자리에 있었는데, 한국인 유가족들이 제사를 지낼 때 일본인들과 동시에 지내는 것이 싫다고 해서 한 쪽에는 한국인의 위령비가 또 다른 한 쪽에는 일본인의 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일본에 가기 전에는 위령비가 1개일 줄 알았다. 위령비가 2개인 이유를 그 곳 조세이 탄광에 가서 알게 되었다. 책에는 갱도 이야기만 나왔는데 실제로 방문을 해보니 조세이 탄광과 관련된 다양한 진실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에도 우리나라 역사를 위해 바로 알기위하여 노력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감사했다. 조세이 탄광 위령비, 역사를 잊지 말자!
❍ 실무자 소감
2013년 1월 처음으로 이끼이끼생생연구소와 인연을 맺으며, 올해도 어김없이 5번째 교류회를 진행하였다. 이번 교류회는 다른 교류회 보다 더욱 값지고 깊어지는 교류회를 확인할 수 있어 실무자를 넘어 개인적으로도 너무 좋았던 교류회였다.
새롭운 환경, 일본분들 뿐만 아니라 함께 동료였던 디디가 일본에 있다보니 교류소통이 원활하게 할수 있었고, 타지에서 홀로 생활할 디디가 안쓰럽다가도 아코노사토의 분들의 따뜻한 마음과 관심이 무척 감사하고 안심이 되었다.
특히나 조세이 탄광의 역사에 세기는 모임이 13년에 처음 듣고 보았을때보다 14년 그리고 16년 지금... 한국 정부와 시민들보다 더욱 활발하게 한국 유족들을 위해 힘써주는 모습들이 감명깊었고,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호후시 이외의 3곳에서의 일정을 구상하고 논의했을 아코노사토, 키와노사토, 조세이 탄광 분들 호후시 교회, 홈스테이 가정분들, 그리고 모리상에게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 마음들이 전해저 한국에 돌아와서도 여운이 지속적으로 남고 아이들에게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교류회를 보낸 것 같다. -박은혜(로리)-
새로 들어온 신입 방과후아카데미 중학교 1학년 친구들을 맞이하는 것도, 그리고 그 친구들과 함께 국제교류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도 나에겐 처음이라 더 뜻 깊었다. 그리고 그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 생긴 것 같아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키와노사토로 가는 길, 나는 어린 시절에 내가 떠올랐다. 명절 때, 방학 때, 그때 마다 갔던 할머니 댁에 가는 기분이 들어 설렘이 가득했다. 그래서 그곳에서 활동 하는 동안 지금은 돌아가신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각이 많이 났고, 그래서 거기 계신 분들 한 분 한 분이 친근하게 느껴졌고 그 분들이 해주신 따듯한 배려와 관심에 감사했다. 그래서 헤어질 때 아쉽고 만감이 교차하여 기차 안에서는 눈물이 났다. 함께 했던 시간 더 적극적으로 이런 나의 마음도 표현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국제교류를 하면서 순간, 순간에 일본 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 때마다 뭉클한 감정이 올라왔다. 우리를 정말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많은 것을 준비해주셔서 국제교류 내내 행복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발표회를 진행하면서 우리아이들이 그 곳에서의 배움, 교류에서 느끼는 것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감사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제교류를 통해 많이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뿌듯했다. -이아람(사이다)-
국제교류.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눈을 더 많이 마주쳤다. 그 경험이 참 소중했다. 준비할 때에는 "국제"이기에 부담이 컸다. 하지만 직접 만나니, 사람과 사람사이의 "교류"였다. 이 경험 또한 참 소중했다. 그 순간들의 느낌이 아직도 선명하다.
이번 국제교류 때 나는 청소년 친구들과 조세이탄광 지역에서 주로 활동했다. <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 분들께서 여러 만남과 활동들을 주선해주셨다. 이 모임 분들은 뜻을 가지고 20년 이상 활동해 오신 분들이다.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때 돌아가신 분들이 아직 그 바다에 계시기에, 누구에게나 지켜져야 하는 인권이 지켜지지 않은 사건이기에. 그리고 이 역사를 일본인들이 모르는 것이 옳지않다는 생각으로 활동 중이시다. 교류 첫 날 밤 어른들은 교류에 대한 기대, 올바른 역사의식을 위한 노력 등의 대화로 하나되었다. 청소년 친구들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인 "원피스"로, 일본어와 한국어로 같이 쓴 돌림노래로, 포테토칩 게임으로 하나되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을 함께 지내니 헤어질 때 친구들과 어른들 모두 아쉬움이 컸다.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이번 국제교류 전에는 정민이가 "타쿠미 와요?" 물어봤는데, 다음 국제교류 때에도 이번 교류에서 알게 된 친구들이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하겠지 생각이 든다. 이러한 인연이 생기고, 이어져 오는 것을 도와주신 많은 분들이 떠오른다. 이 소중한 인연과 경험, 느낌들을 어떻게 환원할 수 있을지 기분좋은 고민이 드는 시간들이었다. -엄태인(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