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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마마을 야마구치 교류이야기_세번째(최종)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02-28
조회수
4,450

꾸마마을 야마구치 교류이야기_세번째




#8_조선학교 아버지와 어머니의 눈물


교류의 마지막 밤,

시모노세키에 있는 야마구치 노동교육센터에서 합숙을 합니다.

생각보다 너무 쾌적하고 멋진 공간이었습니다.

혼슈와 규슈를 갈라놓고 있는 해협을 볼 수 있고

시모노세키항과 모지코항이 바로 보이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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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후, 아이들이 모처럼의 자유시간을 갖는 동안

1층 식당에서는 예상에 없었던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양한 그룹의 사람이 모여앉았습니다.

꾸마의 스텝 8명

야마구치노동교육센터 소장 신부님 및 실무자 2분

저녁식사를 준비해주신 조선학교 이사장님과 어머니회 분들

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의 이노우에 회장님 및 오노상


생각지도 못한 자리였습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재일조선인의 가난했던 시절, 차별받던 시절

어떻게 학교를 만들었고, 지켜냈는지

어떤 생각과 맘으로 우리학교를 유지해 가고 있는지...


물론, 농담이겠지만

점점 줄어드는 학생수를 늘리기 위해서

환갑의 나이에 자녀를 하나 더 만들었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어려운 시절, 당신들의 부모님 이야기와

어렵게 방문해준 고마움과

부천으로의 초청과

지난 삶을 이야기하면서,

결정적으로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는

[몽당연필]의 권해효가 부른

"아이들아 이것이 우리학교란다"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갑작스럽게 보이셨던 아버지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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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링크 : https://youtu.be/20nWTqfA-8Y


헤어지는 앞마당에서

어머니는 앞에 보이는 멋진 시모노세키의 야경을 보면서

부천하나 OB이며 통역으로서 참여한 두 청년의 손을 잡고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 속에 많은 아픔과 사연들이 숨어 있다"는

이야기로 두 청년과 함께 흘린 어머니의 눈물...


부천에서 그 이야기를 다시 듣게 된다면,

이 작은 인연이 길게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09_회고


꿀 같은 자유시간을 끝내고

저녁 9시부터 교류 전체 평가회의를 진행합니다.

정인과 퍼플의 사회로

그룹별 회고, 전체 회고를 합니다.


아코노사토, 키와노사토, 조세이탄광 등의 그룹별로

교류 기간 동안 경험하고 느꼈던 마음들을 

각자의 키워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각 그룹별로 얘기된 수많은 낱말, 단어 중에서

3~4개의 키워드로 정리, 공유하고

그걸 전체로 다시 하나로 모아보는 시간을 통해 

[친구], [관계], [경험], [거부감], [고마움], [역사], [추억]

등의 주요 단어들이 도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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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우정)]란

교류 기간 동안 함께한 꾸마 친구들, 야마구치 친구들, 

홈스테이에서 만난 어른들, 조선학교의 친구, 선생님 등 

새로운 만남이 있었고, 더불어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낯선 상황에 대한 [거부감], 잘 맞이해준 많은 분들에 대한 [고마움], 

일본에서 만난 한국의 과거를 통해 알게 된 [역사] 등은 

[경험]이라는 키워드로 묶여지고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추억]이라는 단어로 

방과후아카데미 친구들 마음 속에 다양한 감정과 함께 

자리잡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 친구는 이번 교류가 자신에게 [창문]이었다고 표현을 하며 

교류를 통해 누군가를 만나기도 하고, 이별하기도 하고 

놀랍고, 즐겁고, 슬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교류에 대한 복합적인 생각을 잘 정리해준 친구도 있었습니다. 


교류를 통해 [친구]를 만들고자 했던 목표가 

아이들이 스스로 경험한 결과물로 자연스럽게 완성된 것 같아서 

준비한 실무자들도 뭉클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한국에 돌아가서 진행할 후속 작업을 통해 

교류를 내 일상에서 어떻게 담아내고 기억하며 살아갈지 

잘 정리해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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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_다시 일상으로


5월 8일,

짧지만 꿈같았던 5일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저녁 8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라

아침부터 여유있게

시모노세키 관문해협 공원, 모지코항, 하카타역까지

천천히 둘러보면서

그토록 원하던 편의점도 실컷 둘러보면서

다이소와 선물가게도 들리면서

무사히, 안전하게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부천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아이들은 어떤 마음일까요?


그동안 만났던 또래 친구들의 이름과

서포터해주셨던 분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대나무와 바다와 녹색으로 가득찬 풍광이

눈에 선할까요?

아니면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샀던 크림빵이 더 기억에 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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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비추어보면,

많은 아이들이 다시 그곳으로 가기를 꿈꾼다는 것입니다.

국제교류를 준비하고 마무리하면서 아이들에게 자주 이야기 합니다.


"이번 국제교류의 경험이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러분 각자의 머리속에 남아있는 그 기억이,

앞으로 여러분들이 살아가는 삶 속에서 혹시 힘들거나 어려울 때,

조금 지치고 우울할 때,

그 시기를 잘 버틸 수 있는 작은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 경험이었으면 합니다"라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아마도 겉으로 보기에는 큰 변화가 안보일수도 있습니다.

예전과 똑같이 자유분방하고, 아~주 활기차고,

활동가의 목소리를 커지게 할 것입니다.


지난 5일간, 방과후아카데미 꾸마마을과 야마구치와의 교류의

총괄 서포터로서 함께 해주신 모리상이

[코쿠라]역에서 마지막으로 헤어지면서 해주셨던

인사말을 끝으로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여러분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이번 교류가 가능하도록 함께 해준 사람들은

대략 180여명 정도 됩니다.

5일간, 여러분들이 만났던 친구들과 성인 서포터들의 마음 속에는

아마도 작은 씨앗이 심어졌을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렇겠지요. 그 씨앗이 잘 자랐으면 좋겠네요.

무사히 잘 돌아가시고 다음에 또 봐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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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_에필로그 / 모리상에 대하여


모리상을 처음 만난 곳은

1998년 여름, 야마구치였을 것입니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제가 1년간 일본에서 장기 자원활동을 할때

몇 번 스쳐지나갔을 것입니다.

서로 상대방의 존재를 정확하게 모른채 말입니다.


2012년 여름, 서울의 한 식당에서

다시 마주앉았습니다. 

이번에는 서로 만나는 목적이 명확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후쿠시마의 청소년들에게

치유여행의 차원에서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의

파트너로서, 부천으로 초대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후쿠시마 청소년 방문 프로젝트는 무산됐지만

대신 방과후아카데미와 야마구치 청소년의 교류가 시작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모리상은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으세요.

그동안 만나면서 조금씩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젊은 시절에는 사회복지 공무원을 하시다가

야마구치 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으시고

정년퇴임 이후에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로서

삶의 방향을 잡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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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휴먼네트워크 조직인

[인간이끼이끼연구회_인간생생연구회]의 멤버로서

여러가지 교류를 만들고 이어가고 있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 노시마캠프, 홋카이도 열차여행 등의 활동과

꾸마마을 방과후-야마구치 교류, 아반과 함께하는 김장캠프, 송년회 교류

매년 진행하는 아코노사토 국제포럼, 방글라데시와의 교류 등등


이어지는 인연을 마다하지 않고

끊어지는 인연을 너무 아쉬워하지 않고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두 손과 두 발로서

묵묵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저의 작은 소망은

몸 건강히, 조금 더 긴시간 동안,

모리상의 활동에 조금 더 함께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모리상을 포함한 인간이끼이끼연구회 멤버분들

아코노사토, 키와노사토, 조세이탄광의 활동가분들과 청소년들

호후시에서 만났던 홈스테이 호스트 가족 여러분

시모노세키에서 만났던 분들, 조선학교 친구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다시 만날때까지 항상 건강하세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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