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는 새로 태어나고 싶다.”
- 평화전망대에서 새가 한국에서 북한 쪽으로 날아가는 걸 보았다. 그걸 보면서 사람(국가)들의 관계는 너무 복잡한데
아무것도 모르는 새로 태어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37차 교류회 20기 이희찬 감상문中)
<부천-가와사키 청소년 역사포럼 하나 37차 정기 교류회>
7/29~8/2 ‘하나’의 37차 여름 교류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진행되었습니다.
18년째 부천과 가와사키 청소년들의 만남을 이어오고 있는 하나.
올해는 20명의 부천 친구들과, 13명의 가와사키 친구들이 서로 만납니다.
4박 5일동안 홈스테이, 필드워크, 합숙, 포럼을 통해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한반도와 일본 간의 갈등에 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올해 주제는 ‘통일과 북한’을 중심으로 한 주제였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의 개최로 통일과 북한, 더 나아가 종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 속에서 ‘하나’ 또한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먼저 홈스테이를 통해 서로의 낯선 문화를 받아들이며 서로의 거리를 좁힙니다. 미디어에서만 보던 한국음식을 직접 먹어보고, 약간은 다른 한국의 집에서 잠을 자고, 한국의 화장실 문화를 접하고(변기에 휴지를 버리는 문화가 대중적이지 않은 한국 생활에서 당황스러운 에피소드가 생기기도 합니다), 서로의 언어가 번역될 때까지 인내심을 기는 등 어색하고 새로운 경험들을 합니다.
둘째날, 우리는 통일 그리고 북한을 이야기하기 전에 직접 북한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강화평화전망대. 남한의 여러 전망대 중 정말 가깝게 북한을 볼 수 있는 전망대입니다.
통일교육원 김진환 선생님을 통해 남북 갈등의 역사, 분단과 일본의 책임 등에 대한 소중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 였던 1996년 집중호우로 떠내려온 ‘평화의 소’가 5개월동안 머무른 비무장지대 섬 ‘유도’도 보았습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12/31/0200000000AKR20151231105900797.HTML
이야기가 끝나고 실제 망원경을 통해 북한 주민들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을 분주하게 어딘가를 가거나 밭일을 하거나 누군가와 나란히 걷고 있었습니다. 국경이라는 개념이 없는 가와사키 친구들에게는 국경 너머를 본다는 것은 매우 생소한 경험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일본 미디어에서 매우 무섭게 다루는 ‘북한’을 두 눈으로 보는 것이 신기한 경험이었다고도 합니다.
셋째날, 서대문형무소로 문화탐방을 다녀왔습니다. 보통은 경복궁과 같은 문화적인 활동을 하지만 이번 참가한 현기들은 학구열이 대단합니다. 서대문형무소에 간 친구들은 탄압의 역사를 마주합니다. 특히 가와사키 친구들은 이런 일을 자행했다는 것에 대해 충격을 많이 받은 모양입니다. 부천 친구들은 마지막 묵념에 깊은 감정을 느꼈습니다. 학교에서 의무적으로하는 묵념이 아닌 실제 역사의 아픔과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묵념으로 역사인식에 대한 중요성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넷째날, 통일의 장단점, 통일의 방식과 재일코리안&북한이탈주민의 이후, 김정은의 이미지변화, 경제봉쇄, 네가지의 쟁점으로 포럼을 진행했습니다. 하나의 최대 장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선배들의 통역을 통해 4개 그룹으로 나누어 그룹 토의를 진행했습니다.
통일의 장단점을 남, 북, 일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통일에 있어 서로 다른 체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새로운 방안은 없는지 고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분단과정에서 정체성 혼란과 사회적 차별을 받았을 재외동포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고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하나의 교류주체인 재일코리안과 남한에서 함께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이 통일 이후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 그럼 우리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했습니다.
그 외에는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김정은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또는 희화화되는 것에 대해서, 비핵화를 막기위한 경제봉쇄에 대해서 서로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날, 공항에서의 아쉬운 헤어짐을 맞이했습니다. 그래도 바다건너, 다시 만나려면 6개월, 아쉬운 눈물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들 만남이 이렇게도 깊은 이유는 유창한 언어가 아닌, 화려한 관광이 아닌 서로에게 집중하고 다가가려는 마음이 서로에게 전달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통했을 때 더 감동적이다.” 가와사키 하나 21기 미유의 감상문 제목입니다. 우리는 다르기 때문에 친해질 수 없고, 다르기 때문에 공존할 수 없다고 갈등을 반복합니다. 한반도와 일본에 거친 수많은 갈등들은 우리가 다르다는 이유로 해결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부천-가와사키 청소년 역사포럼 ‘하나’는 다르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른 것을 잠시 잊고 앞으로도 함께 하고 싶은 친구로서 갈등을 다룹니다. 갈등하는 나라가 아닌 함께 나란히 걸을 수 있는 개인으로서 공존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교류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것도 모른채 자유롭게 북한을 오고가는 새처럼, 우리가 분단 상태라는 것을 몰라도 되는 그런 미래가 찾아 올까요? ‘하나’의 교류를 앞으로도 잘 지켜봐 주세요.
마지막으로 교류회를 준비하기위해 장장 7개월동안 교류회를 준비해준 현기친구들(청소년 참가자), 우리가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준 여러 OBOG, 가와사키 서포터즈 선생님들, 김종해 교수님, 김진환 선생님, 부천시청관계자 분들, 부천시에게 감사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