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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마마을 야마구치 교류이야기_첫번째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02-28
조회수
2,412

꾸마마을 야마구치 교류이야기_첫번째



 5월 4일부터 8일까지, 4박5일간

 방과후아카데미 꾸마마을 23명의 청소년들과 인솔, 스텝, 지원 등 성인 9명이

 야마구치 일대를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일본 방문하기 전에 개인적인 역할로서 [기행문]을 쓰기로 작정했습니다.

 일정에 밀려, 지원역할에 밀려, 피곤에 밀려, 게으름에 밀려서 조금씩 완성해 가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올리기에는 내용이 너무 많아서 2~3편으로 나눠서 올릴 예정입니다.




#0_프롤로그


키와노사토로 올라가는 자동차 안에서

뒷자석에 앉아 있던 어떤 친구가

밤 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보면서 얘기하네요.


"너무 행복해요"

"뭐가 그렇게 행복해?"

"시험 끝난 것도 그렇고, 처음으로 비행기도 탔고, 하늘에 별이 엄청 많이 보이네요"


낯설고 인적이 드문 어두운 산길, 오카모토 할아버지의 자동차 안에서

느닷없이 나온, 그 행복감이란게 뭘까 잠시 생각해봅니다.

 

2016년 5월에 방문한 이후 2년만입니다.

작년(2017년)에는 11명의 야마구치 친구들을 부천에서 맞이하였고,

올해 23명의 친구들이 야마구치를 방문합니다.


방과후아카데미 청소년들이 야마구치를 방문하는 것은 네번째입니다.

1월 겨울에도 갔고 8월 여름에도 갔습니다.

너무 추웠고, 너무 더웠습니다. 

나름 의미와 재미는 있었지만, 교류하기 좋은 계절은 아닙니다.

세번째부터는 최적의 교류기간으로 5월 초반이 결정되었습니다.


방식도 약간씩 바뀌었습니다.


2013년 첫번째 교류때에는 호후를 중심으로 히로시마 원폭 박물관 투어, 인근 노시마 소풍, 

홈스테이, 호후시내 미션산책 등이 진행되었습니다.

문제는 3일간의 호텔숙박이었습니다. 글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난리가 났었습니다.

다시는 호텔숙박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요.


2014년, 두번째는 아예 산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야마구치현 토쿠야마에 있는 오오타바라 자연의집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후쿠오카 공항에서 바로 대절 버스를 타고 산속에 데려다 놓았으니,

여기가 일본인지, 어딘지도 모른채

4일간, 그 흔한 세븐일레븐 편의점도 못가고

선풍기도 없는 오두막집에서 부채 하나에 의지한 채 더위와 벌레와의 결투가 시작됐지요.

강 거슬러오르기, 대나무 목공, 숲속 랠리 등 나름 즐거운 경험이었고

그야말로 자연 속에서 푹 잠겨있다가 돌아 왔습니다.


세번째 교류부터 지금까지 비슷한 교류형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그룹별 교류입니다.

첫 교류부터 가장 아쉬웠던 점이, 

야마구치 청소년들과 부천 청소년들의 인원 차이였습니다.

30여명의 아이들과 5~10명의 아이들이 만나게 되면서 발생하는

불균형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3일간은 10명 정도의 소그룹으로 나눠서

아코노사토, 키와노사토, 조세이탄광 등 세 곳에서 교류하고

나머지는 호후시에서의 전체 교류 및 홈스테이가 대략적인 형태입니다.


올해부터 시모노세키에 위치한 야마구치조선초중급학교와의 교류가

추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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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첫교류 단체사진 / 호후시 인근 노시마 하루소풍]




#1_출발


원래는 5월 3일부터 5월 7일까지의 4박5일 일정이었습니다.

이미 작년에 정해졌었지요.

일본의 공휴일과 한국의 어린이날 연휴를 염두해둔 것이었습니다.


변수가 생겼습니다.

방과후아카데미에 가장 많은 아이들이 다니는

수주중학교의 학사일정을 보니 5월 3일~4일이 시험기간이라네요.

속으로 방과후 교류 일정이, 학교의 재량휴일이 되기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고, 등교일이더라도 체험학습을 신청하면 되겠거니 했는데

덜컥 시험이라니...ㅠㅠ


급하게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4일 시험이 끝나고 바로 출발해서 , 8일 돌아오는 일정이 확정되었습니다.

급하게 티켓팅을 하고, 서둘러 사전교육이 들어가고, 통역을 구했습니다.


일본에서의 5월 7일(월)은, 다들 출근하고 학교를 가야하기 때문에

홈스테이나 교류가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교류일정이 하루 밀리면서

아쉽지만 그날은 교류보다는 자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 내용을 변경했습니다.


인생사 새옹지마

궂은 일 후에는 좋은 일이 오는가 봅니다.


교류 파트너인 이끼이끼의 모리상으로부터

야마구치의 조선초중급학교 아이들과의 교류는 어떤지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모리상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조금더 자세하게 말씀드릴께요)

모처럼 힘들게 준비해서 방문하는 부천 친구들이

하루라도 조금 더 의미있게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 여기저기 알아본 모양입니다.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그렇게 일정과 내용이 정리되고

다행이 항공권도 아주 비싸지 않게 예약되고

사전교육도 어느정도 마무리하고

5월 4일, 큰 어려움없이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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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4.21. 제일코리안에 대한 사전교육 중 / 우현&유우코 고마워요~]



#2_세 개의 공간


교류의 전반부는 세 곳에서 그룹별로 진행됩니다.


[아가와]는 사람과 바다가 아름다운 해안 마을입니다.

[아코노사토]라는 이름의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마을의 다양한 행사과 교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꾸마 식구였던 디디(김현지)가 6개월간 장기 자원활동을 진행한 곳이기도 하고요


[키쿠가와]는 아가와의 아랫쪽에 위치한 깊은 산속 농촌마을입니다.

마찬가지로, [키와노사토]라는 이름의 커뮤니티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힘을 합쳐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한일 김장캠프나 이끼이끼 포럼 등 여러가지 활동을 했었습니다.


모리상의 고향인 [우베]는

시모노세키에서 호후시로 가는 중간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 소도시입니다.

[조세이탄광의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 활동가들의 근거지입니다.

두번째 교류부터 방문하기 시작해서,

조세이탄광 역사탐방, 마을 청소년들과의 교류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교류를 위해서

몇 천장의 전단지를 만들어 뿌리고 20명의 청소년을 모집했다고 하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10여명의 그룹으로 나눠서 세 개의 공간으로 이동하고, 그렇게 교류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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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4. 후쿠오카 공항]



#3_키와노사토

저는 키와노사토 담당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동하는 차 안에서 프롤로그에 언급한
"너무 행복해요" 라고 어떤 친구가 이야기합니다.

숙소에 도착하니,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십니다.
요시무라 회장님, 오카모토 사무국장님, 그리고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
너무 늦어서 간단하게 인사하고 우리끼리 잘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모처럼 산골마을에 왔는데 그냥 잘 수 없지요~
칠흙같은 어둠이 깔린 도로에서 별 보기를 합니다.
반짝반짝 많기도 합니다. 
산짐승, 새소리가 들리는 산길에서 담력훈련도 합니다.
숙소 안에서 불을 피워놓고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
늦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듭니다.

둘째날,
오전에는 소멘나가시를 합니다.
(대나무를 활용해서 소면을 흘려보내면, 아래쪽에서 집어먹는 축제 놀이)
대나무로 자신이 먹을 그릇과 젓가락을 만듭니다.
엄청 큰 대나무를 처음 본 아이들이
만들고 남아있는 대나무를 집에 가져가고 싶어하네요.
어떤 친구는 3~4개를 챙기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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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5 키와노사토 노멘나가시]


오후에는 300백년이 넘은 신사로 산책을 갑니다.
시모노세키 유형문화제로 지정된 범종도 쳐봅니다.
돌아오는 길에서의 큰 웃음소리를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다행이 좋아해주십니다.

저녁에는 한국요리를 만들어서 할머니, 할아버지께 대접해 드립니다.
잔치국수와 부침개
아이들의 서툰 음식을 너무 맛있게 드셔주시네요~

셋째날,
헤어지는 날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해주신 맛있는 아침을 먹고
출발 준비를 합니다.
남은 음식으로 점심 도시락까지 만들어 주시네요.
고맙습니다.
짧지만 긴 교류를 마치고 아쉬운 이별 인사들 드리고
호후시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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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5.5 키와노사토 300년 신사 찾아가는길]


[2편으로 이어집니다~ 내일이 될지, 토요일이 될지 모르겠네요~~ ^^;]